[번아웃 증후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호기롭게 글을 매일 쓰겠다고 다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1달 동안 글 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적인 활동을 쉬었다.

나도 모르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한 번아웃 증군을 겪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영어 사전에서 'burn out'을 찾아보면, 말 그대로 '불태우다', '소진하다'란 뜻을 지니고 있다. 해석 그대로 번 아웃은 직업적으로 자신의 열정을 다 소진시켜 버려 더 이상 어떤 열정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 즉, 한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인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캐나다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버텼던 짧은 재 취준기간, 그리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직무에 도전해야하는 압박감과 초반에 겪은 경제적인 어려움. 1월 5일 친한 형의 말레이시아의 방문으로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최고의 추억을 선사해주고 싶었던 나머지 일정에 대한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누구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리고 나만이 안고 가야만 했던 고민들이 한 번에 터져버린 것이었다.

사실 변명이긴 하지만 세상사 안되는 일이 어디있을까? 하고자 하면 충분히 꾸역꾸역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나 스스로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고 싶었다.

제목에 쓴 그대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무엇인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오로지 시간을 나에게만 썼다.

한 달동안 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1. 리스크 관리

나는 모든 일들을 관리하고 사전에 준비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외부적인 환경으로 되지 않는 일들이 수 없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내가 최대한 해결해야지라는 보이지 나의 한계를 시험하려 들었다. 한 달동안 나에 시간을 보내면서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내가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걱정했던 만큼 큰 일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즉 때로는 계속 붙들고 있는 것 보다도 Let it be 할 줄 알아야 함을 깨달았다.

2. 취미 활동

사실 말레이시아 인터넷 신청이 지연되어 설치를 거의 2-3달이 지나고서 할 수 있었다. 집에만 오면 휴대폰의 데이터에 의존한 채 시간을 보냈었고 할 일이 없으면 그냥 자곤 했었다. 인터넷이 되고,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면서 나의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풀 수 있는 게임이라는 통로가 생긴 것이다.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풀면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3. 지인들의 방문

쉬는 기간 동안 2명의 지인들이 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방문했다. 사실 외로움을 잘 타지않고 해외에도 오래 있었지만 그래도 가끔 나의 고민이나 생각들을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다짜고짜 알고 지낸지 얼마 안된 회사 사람들에게 성급하게 나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은 그 분들에게 누가 될 수 있으며, 사실 나란 사람을 잘 알지 못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하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판단하여 계속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 지인들의 방문을 통해 고민을 털어놓고 같이 미래 방향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우리 인생에서 번아웃 증후군은 아니더라도 큰 일이 생겨 잠시 멈추어야 할 순간이 온다.

이 선택의 순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Go' and 'Stop'의 두가지 선택지 중 답을 체크해야한다.

무리하게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더라도 먼 미래를 본다면 지금 잠시 멈춤이 언젠가 긍정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때로는 '멈춤'이 단순히 멈춤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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