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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의 마음의 여유
    청춘의 일상생각 2019. 7. 17. 05:05

     

    본래 마음의 여유는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어울리는 단어 같지만 오히려 현상 유지 또는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여유롭지 못하고 집착을 하기 쉽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서도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얽혀 있다는 뜻이다. "

     

    나의 대학시절로 잠깐 돌아가면 집안 형편이 좋지 못했던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학자금 + 용돈 + 교통비 + 휴대폰비와 같은 모든 필요 비용을 내가 지불해야만 했기에 식당, 전단지, 스포츠 구단 및 콘서트 경호, 막일 등등 학교 생활의 절반 그 이상을 아르바이트에 바쳤다. 물론 이렇게 일을 하고도 나에게는 600만 원의 갚아야 할 학자금이 남아있다.

     

    상당히 어리석은 생각이었지만 왜 나는 지원을 받지 못할까? 내가 남들과 같은 지원을 받았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도 많이 했었고 남들은 쉽게 살 수 있는 옷이나 신발 등을 사려면 그만큼의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당해야 된다는 생각에 쉽게 포기하고 원망도 많이 했었다. 그런 내가 생각을 고쳐먹게 된 계기가 있다면 교환 학생 가기 전 공사장 막일, 캐나다 워홀 생활이었다.

     

    중국 교환학생 600만 원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막일. 당시 한 겨울이라 일거리가 많이 없어 하루 쉬면 남들에게 쉽게 내 일거리를 뺏길 수 있었다. 그 두려움에 7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어렵게 모은 돈으로 교환학생을 하는데 허투루 공부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공부했나 싶지만 하루 2-3시간 자면서 자고 일어나면 월반을 할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덕분에 캐나다 워홀 생활 때도 중국어로 밥벌이를 할 수 있었다.

     

    캐나다 워홀 생활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동안 내가 모았던 단 돈 150만 원 들고 워홀 생활에 뛰어들었다. 남들은 여행을 가면서 여유롭게 시작했지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시작한 구직생활. 한 달안에 직업을 구해서 월급을 받지 못하면 대마초를 피며 노숙을 하는 노숙자들과 같은 신세였었기에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짧은 시간 내에 영여 환경에 노출되고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 시작한 주 80시간 극한의 투잡 생활.

     

    내가 가진 것이 없었기에 포기했던 것들도 많았었지만 반대로 가질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돈이 없었기에 했던 알바들, 그로 인해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났고 많은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다. 대학생활의 낭만은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현실의 지독함을 배워나갔다. 없으면 지금부터 내 힘으로 하면 되지라는 생각들이 차츰 자리 잡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지금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보다 여유롭다.

     

    그냥 하면 되잖아? 어짜피 잃을 것도 없으니까. 

     

    내가 현재 물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언제든지 쉽게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자산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다면 얻는 게 있다. 물질적 소유로 나 자신과 남을 평가하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얼마나 여유로운지 되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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