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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수애 사건으로 본 페미니즘과 마녀사냥
    청춘의 일상생각 2018. 11. 29. 23:43

    마녀 사냥


    재벌가 자제와 아나운서의 결혼, 

    개인과 개인의 개인사인 결혼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및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조수애 개인의 막말 논란이 있긴 했지만 사람들의 분노 포인트는 여기가 아니었다.

    아나운서가 인터뷰 중 얘기한 '돈 못버는 사람도 상관없다'라는 말을 뒤집고 돈 많은 재벌과 결혼 예정이라는 것.

    입사한지 얼마 안된 여자 아나운서가 퇴사해 하필 결혼하는 상대가 애 딸린 이혼남, 재벌 자제라는 것


    나는 위의 분노 포인트들을 보면 가지지 못한 패배주의자들의 절규, 자격지심로 밖에 보지 않는다

    '돈 못버는 사람도 상관없다'라는 말을 바꾸고 재벌가 자제와 결혼한다고 해서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가?

    이 말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돈 못버는 사람도 상관없다는 말은 돈 못버는 사람만 만나겠다는 말이 아니다.

    여러가지 조건 중에서 돈은 아나운서 본인에게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는 뜻이다.





    재벌이 어때서?


    조수애 아나운서가 상대방이 돈이 많아 결혼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외모, 집안, 재력, 성격, 능력등

    기타 여러 조건 중에서 본인의 가치관과 각 항목에 대해 가중치를 두고 최종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우리가 재벌가 자제에 대해서 결혼 당사자인 조수애 아나운서보다 안다면 얼마나 안다고 떠들어 대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결혼할 미래 배우자의 인성, 능력, 집안등을 누구보다 잘아는 사람이 결정을 내린 일이다.

    설령 모든걸 다 제쳐두고 돈이 많은 사람과 결혼하겠다는데 제3자인 우리에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사람을 볼 때 재력을 하나의 평가 요소로 두고 있으면서 이렇게 비난하는 걸 보면

    마치 조수애 아나운서와 사귀다가 돈 때문에 시련당한 당사자들의 행동처럼 느껴진다.

    돈을 돌같이 보고 인성이 흠잡을데 없어서 본인과 같은 사람들만 결혼할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는 아직 좋은나라다.


    말 바꾸기?


    많은 사람들이 보는 TV에서 '돈 못버는 사람도 상관없다'라고 말을 하고 바꿨으니, 언행불일치라는 비난은 합당하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보면, 시민에게 결혼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적인 TV 인터뷰 자리였다.

    이야기 주체가 시민이 되어야하는데 눈치없이 아나운서가 '상관 있습니다.'라는 말을 했다면,

    이목을 집중시켜 인터뷰 분위기를 망치고, 아나운서로서 자질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을거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당장 오늘 아침에는 일찍일어나야지 하면서 지키지 못하는 본인들의 말과 행동을 살펴봐야한다.


    직장 여성인의 퇴사?


    관련 글들을 읽어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이, 이래서 여자는 회사에 뽑으면 안된다라는 댓글들이 정말 많았다.

    회사가 돈을 투자해 뽑아놔도 결혼으로 금방 그만둔다는 등, 도움이 되지 않아 남자만 뽑아야 한다는 등 도를 넘는 글들이 너무 많았다.

    그 사람이 다니는 회사가 평생직장이 아닐 뿐더러 퇴사를 하든 이직을 하든 개인이 본인 미래를 위한 결정일 뿐이다.

    일련의 페미니즘 사건들과 엮어서 여성 혐오로 몰고가는 것을 보고,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속담을 이럴때 써야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회사 출근하자마자 회사 욕하는 사람들이 회사의 고용 상황을 신경써주는 것을 보면서, 노사 평화를 위한 그들의 노력에 크게 감동받았다.

    여성들이 남성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간다, 남자들도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아들이라고 했던 그들이

    이제는 누군가의 어머니, 아내, 딸일 수도 있는 사람을 돈만 밝히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뭘 기대한 내가 잘못이었다.


    남자였기 때문에 잘 체감하지 못했던, 우리사회 속 남성 우위적 사고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계기였고 

    타인 인생에 너무나 관심이 많고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한 기준들을 남들에겐 한없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우리 사회를 볼 수 있었다.

    내 인생 내가 산다며 명절때 학업, 취업, 결혼등의 이야기들을 들으면 꼰대, 오지랖이라고 치부하지만

    남들에게는 자신의 가치관을 기반으로한 사회 초년생을 위한 조언, 또는 표현의 자유를 피력하는 의견일테지만

    본인들이 느낀 감정들처럼 그 사람에게는 똑같은 꼰대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평가하기에 앞서, 나는 누군가를 평가하기에 충분한 사람인가를 돌아봐야 한다.

    혼자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누군가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 말로 인해 누군가는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소수의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나는 다르다고 말하기에는 우리 사회 속에서 남녀 갈등의 골은 너무나도 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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