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

나는 이성애자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 이성애자만 존재하는 줄로만 알았다.

남자는 당연히 여자만을 좋아하고, 여자는 당연히 남자만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고 주변 사람 다 그런 줄 알았으니까.

나와 다른 사람들을 본적 없었으니까.

홍석천이라는 한 인물이 커밍아웃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때도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고 나와는 먼 이야기로만 치부되어 금방 잊었다.

중국 교환학생,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갔 다오면서 내가 성소수자의 인권에 너무 무지했음을 깨닫는다.

그곳에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존재했고, 서로의 관계를 표현하는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말로만 들었던 나와 다른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존중하는 그 나라 사람들을 보면서 옳다, 그르다의 정치적 판단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저 그들처럼 행동했다.

어느 날 성소수자 친구가 나에게 물어왔다.

"만약 네가 싫어하는 사람을 사랑하라고 누군가에 의해 강요받으면 어떨 것 같아?"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답은 No였고 친구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너는 여자를 보면 다 좋아하는 감정이 드니?"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No였다.

"성소수자들도 좋아하는 성별이 다를 뿐이지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은 아니야, 너만큼은 혹시라도 성소수자들을 본다면 그들도 우리 사회 속에 사람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하는데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성을 좋아하는 것도 이성애자들이 타고난 본능에 행동하는 거다.

태어날 때 이성을 좋아했고 주변 사람들이 오랫동안 그렇게 지내왔으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아는 거다.

태어날 때 동성을 좋아하게끔 태어난 사람들은 또는 중간에 바뀐 사람들은 그런 자기의 모습이 당연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강제로 제한할 근거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다수의 사람이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단지 다른 기호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흔히 성소수자들의 반대 의견을 보면 자연스럽지 못하다. 비윤리적이라고 얘기를 한다.

동성끼리의 성관계를 문제 삼지만, 가치관의 영역이 아니라 성교육의 문제면서 어떤 경우는 성폭력에 관한 문제다.

남녀 관계를 정상으로 두고 다른 모든 관계를 비정상으로 두는 근거는 무엇일까? 불변의 정의로만 남아야 하는가?

이성관계만이 절대적인 정의고 나머지 모든 것은 악으로 규정하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퀴어축제에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로 인해 불쾌감을 물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위 속 소수의 그 사람들이 성소수자들 전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다른 참가자들도 그들과 같을 것이라 매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다들 축제의 본질이 그런 목적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단지 마음에 안드는 상대의 물어뜯기 좋은 핑계거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커밍아웃을 한다는 건 지배적인 다수에 대한 대단한 용기가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다.

이성애자들이 지금껏 믿어왔던 이성애자만이 옳다는 생각을 깨는 것도 성소수자들의 용기만큼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에게 가족은 최후의 안전장치다.

가족들이 성소수자들의 숨겨왔던 고통과 여태껏 본인들이 믿어왔던 가치관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인 것임을 이해 못한다면, 이 세상 어디에도 그들이 발붙일 곳은 없다.

성소수자의 문제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의 문제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여성과 남성/이성과 동성과 같은 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이성도 중요하지만 우리사회에 때로는 감성, 공감능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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