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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이야기 #1 나의 유년시절
    나의 청춘 2019. 8. 5. 06:00

    유년시절

     

     

    문득 누군가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언제였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 극 소수의 친구나 선배들에게는 진솔하게 털어놨었던 나의 유년시절부터의 과거.

     

    대다수 지인들은 내가 어떤 환경을 겪었고 어떻게 자라왔는지 잘 알지를 못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친한 사람들이 있지도 않았고, 혹여나 있더라도 이런 얘기를 해서 괜히 분위기를 무겁게 또는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털어놓을 필요는 없겠지만 글을 쓰는 공간에서만큼은 내가 이런 삶을 살아왔기에 지금과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배경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물론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는 없겠지만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또 내 글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넉넉하지 않았던 가정형편]

     

    2남중 장남으로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님 모두 엄격했던 분들이셨는데 특히 예절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윗사람에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 '신의에 어긋나는 행동'에는 얄짤없었다. 그래서 우리 집 가훈도 약속을 잘 지키자, 거짓말을 하지 말자처럼 남을 속이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하지 않게 경계하는 말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영향인지 지금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편하더라도 하더라도 선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는 나만의 행동들이 존재하며, 거짓말도 잘 못해서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쉽게 들통난다.

     

    지금까지 기억속에서 이사한 것만 떠올려봐도 8번이 넘을 정도로 우리 집은 이사를 많이 다녔다. 그래서 학창 친구라는 개념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사한 만큼이나 부모님의 직업도 정말 많이 바뀌었다. 아버지는 운수업, 슈퍼, 호프집등을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택시기사를 하고 계시며, 어머니 또한 아버지와 같이 일을 하셨거나 상황에 맞게 계속 일을 바꾸시면서 우리를 키우셨다.

     

    예전에는 직업을 또 바꾸시는구나라고 생각해지만, 사회인이 된 지금 생각해보니 이때까지 가지고 계셨던 것들을 포기하시면서 우리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셨던 부모님이 많이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죄송하다.

     

    [빨리 철 들어버린 아이]

     

    넉넉하지 않았던 가정 형편 덕분에(?) 누구보다 빨리 철들었다.

    부모님이 같이 일하신 경우가 많았기에 집을 비운시간이 많았고 자연스레 동생과 단 둘이 또는 혼자 있었던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었던 나이였지만 부모님과 같이 있는 시간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외롭다고 칭얼댈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동생에게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생각해보면 온전히 가족이 다 같이 있었던 시간은 아침시간뿐이었다. 점심에는 두 분 중 한분만이 잠깐 집에 들러 점심을 해주셨거나 그마저도 바쁘셨을 경우에는 남은 반찬들을 통해 직접 해 먹었어야 했다. 

     

    저녁 늦게 퇴근하시는 부모님을 가끔 기다렸지만 정말 늦은 시간에 오셨기에 어린 내가 기다리기에는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혹여나 깨어있으면 늦게까지 깨어있었다고 많이 혼났던 기억이 많았다. 그래서 간혹 잠이 안 와 뒤척이는 순간에 부모님이 들어오시는 문소리와 함께 곧바로 눈 감고 자는 척을 했었어야만 했다. 그때 부모님이 우리에게는 말 못 했던 힘들었던 순간들, 앞으로 가족의 미래들을 술 한잔과 함께 얘기하시는 것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철들었던 것 같다.

     

    우리 집이 힘드니까 내가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구나, 힘든 일이 있어도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저렇게 고생하시는데 최대한 자제해야겠구나라는 생각들. 운동회나 학교 행사를 할 때도 부모님의 참석이 필요할 때도 부모님이 바쁘기 때문에 못 갈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실 때면 어린 나이에 서운할 법도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괜찮다고 얘기했었다. 물론 두 분 나름대로 시간을 쪼개서 잠깐이라도 참석하고자 했던 모습들이 좋았던걸 보면 나도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초등학생이었구나라고 회상한다.  또 한 편으로는 쉬셔야 할 때 못 쉬시는 게 마음에 걸려서 '가게 놔두고 와도 괜찮아?'라고 계속적으로 물었었다.

     

    [엄격했던 부모님 밑에서]

     

    엄격했던 부모님 밑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내 기억 속에 남는 2가지 일화가 있다. 부모님이 슈퍼를 하실 때 오락실 게임을 하고 싶었던 나는 거짓말을 하고 몰래 게임을 했었다. 하지만 그 일탈은 오래가지 않았고 어머니께 걸려 질질 끌리다시피 아버지 앞으로 갔었다. 그때 손님과 계산하고 계셨던 아버지께서는 비닐봉지 하나를 꺼내시더니 슈퍼 계산기 안에 있던 모든 동전을 쏟아부으셔서 나에게 줬다. 질릴 때까지 하고 그 돈을 다 쓸 때까지는 절대로 돌아오지 말라는 것이었다. 

     

    슈퍼에서 동전을 다 주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어린 나이에도 알았기에 잘못했다고 울며불며 사정을 했지만 한 번 거짓말을 했던 나에 실망하신 아버지에는 통하지 않았다. 내 기억 속으로는 당시 초등학교 1-2학년 때로 기억을 하는데 조그마한 체구에 엄청나게 많은 동전을 가져가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그리고 부모님께 실망감을 줬다는 생각에 정말 서럽게도 울었던 것 같다. 1-2시간 지난 나중에서야 어머니가 찾아오셔서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게임을 왜 안 하고 울기만 하냐고 데려 오신 걸로 마무리되었다.

     

    또 한 가지는 동생과 게임을 서로 하려고 싸웠던 기억이 나는데, 부모님이 자주 자리를 비우니 형제간 우애를 무척이나 강조하셨다. 컴퓨터는 1대,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2명 결국 서로 누가 많이 하고 누가 적게 하는 걸로 싸우다가 이번에는 어머니께 걸려 혼쭐이 났다. 나랑 동생에게 주어진 벌로는 서로 1시간씩 돌아가면서 게임하기였는데 문제는 새벽 3-4시까지도 어머니는 주무시지 않고 우리가 게임하는 것을 지켜보셨다. 누군가가 자면 깨워서라도 컴퓨터에 앉히셨고 결국 무릎 꿇고 두 손 싹싹 빌면서 용서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두 분은 한 번 안된다고 하는 일에는 무조건 안되었었기에 이게 학습이 되었던 우리 형제는 남들처럼 될 때까지 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린 적은 그 이후로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나름 반항의 의미로 많이 삐지기는 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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